병원 매출이 떨어질 때,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올해 개원한 병원들 가운데 “매출이 너무 급격히 떨어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문의가 잇따른다.
특히 비급여 진료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했던 통증의학과, 피부과, 치과, 요양병원, 한방병원 등에서 같은 고민이 들려온다.
어떤 정형외과는 매출이 반토막이 나서 연락을 주셨고,
한 요양병원은 개원 후 2년간 단 한 번도 수익을 내지 못해 결국 SOS를 청했다. 매출이 6개월 만에 40% 이상 빠져나간 피부과,
새롭게 경쟁병원이 들어서면서 하루아침에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치과도 있었다.
다양한 사정이 있지만 결국 보이는 이유는 같다. 매출 하락, 그리고 경쟁력 부족이다.
“내 진료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착각
많은 원장님들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제 진료는 어디에 내놔도 자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진료 하나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의사의 실력은 기본이고, 치료 상품의 매력도, 직원들의 태도와 역량, 상담의 전문성, 서비스 경험, CRM, 마케팅까지 모든 것이 선택의 이유가 된다.
그런데 막상 하나하나 따져보면 “이 병원을 꼭 선택해야 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쟁병원보다 단 두세 가지 항목만 뛰어나도 고객은 쉽게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냉정히 들여다보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해결은 단순하다. 마치 처음 개원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병원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경영 목표와 비전을 새롭게 정하고, 환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치료 상품을 브랜드화해야 한다.
직원들의 역량을 면밀히 점검해 바꿀지, 성장시킬지 결단을 내려야 하고,
의사와 직원 모두가 함께 환자 경험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서비스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변화가 만들어진 뒤에는 CRM을 통해 기존 고객이 다시 돌아오도록,
혁신의 흔적을 보여주는 작업까지 이어져야 한다.
실제로 이런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간 병원들은 모두 다시 매출을 회복할 수 있었다.
문제는 내부에..
병원이 힘들어지면 대개 외부 환경을 탓한다.
하지만 의료 시장은 여전히 내부의 혁신이 곧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다. 결국 리더가 위기의식을 뚜렷하게 가지고, 간절함을 동력으로 삼아야 변화가 시작된다.
문제는 의사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경영 역량은 진료 역량과 달리 단기간에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최근 사례 : 한 요양병원의 반전
최근 개선을 맡은 한 암 요양병원은 상황이 매우 심각했다.
여러 명의 관리자가 병원을 제각각 흔들어 놓았고, 두 개의 컨설팅 회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개입하면서 조직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이 프로젝트에는 무려 5명의 컨설턴트가 투입됐다.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원장님은 매번 경영 코칭을 받으면서 리더십을 세웠다.
역량이 부족한 관리자는 과감히 교체했고, 남은 직원들은 설득하고 다독이며 다시 자리에 붙잡았다.
최소한의 매뉴얼을 만들어 주간 직무 교육과 관리자 미팅, 아침 조회를 시작했고,
병원의 홍보물과 고객 안내 리플렛까지 모두 새로 세팅했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2개월 만에 조직이 안정화되었고,
병원은 다시 환자의 선택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병원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면 원인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진료, 직원, 조직, 시스템을 하나하나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면 반드시 문제는 드러난다.
“망하는 제국 원인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
한 역사학자의 말을 병원을 이끄는 리더라면 늘 기억해야 한다.